퇴직연금 (DC, IRP) 가입할 때 계좌개설은 은행, 증권, 보험사 중 어디가 좋을까요?


2년전에 근로자뿐만 아니라 소득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IRP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을 때 3개월만에 250만개의 IRP 계좌가 개설되었습니다. 강력한 영업망을 무기 삼아 6대 은행이 전체의 80% 이상을 가져 갔습니다. 당시 선택하셨던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의 서비스에 만족하시는지요?​

IRP를 활용하여 목돈이나 은퇴자금을 마련하고 계신 분들은 현재의 퇴직연금사업자 (은행, 증권,보험사)가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관리수수료 수준은 적정한지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다른 금융기관으로 IRP를 이관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 니다.​

지금까지 퇴직연금 사업자에 관한 글을 쓰면서 사업자별로 수수료 수준, 제공하고 있는 상품, 평균 수익률 등을 설명 드렸습니다. 이 번 글에서는 이들을 요약 정리하여 IRP 퇴직연금사업자를 선택하는 방법을 설명 드립니다.​


1. 관리수수료 비교​

하나의 IRP 계좌에 퇴직소득도 이체하고 추가적으로 개인 납부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수수료가 상이하기 때문에, IRP(개인형 퇴직연금)를 퇴직소득용 IRP계좌와 개인납부용 IRP계좌로 나눠서 설명합니다. ​

퇴직소득용 IRP란 회사에서 부담하는 퇴직소득(퇴직금, DB/DC 퇴직연금)가 이체되거나 납입되는 IRP계좌를 말하는데 이를 사용자부담금 IRP라고도 합니다. 퇴직연금에서 사용자란 자신이 근무하는 기업을 말하고 (퇴직연금)사업자란 IRP나 DC퇴직연금계좌가 개설된 은행, 증권사, 보험사를 말합니다.​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회사에서 퇴직하면 퇴직연금(DB, DC) 적립금이 IRP계좌로 의무적으로 이체됩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은 회사는 퇴직금을 직접 지급하는데, 퇴직한 근로자가 퇴직금 수령 후 60일이내에 IRP에 납입하면 퇴직연금과 동일한 혜택을 받게 됩니다 (퇴직소득세 이연 및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시 퇴직소득세 30% 감면).​


퇴직소득 (사용자부담금)에 대한 IRP 관리수수료는 무료가 아닙니다.​

퇴직연금사업자 (은행, 증권사, 보험사)들은 퇴직연금 적립금을 관리하면서 매년 관리수수료를 퇴직연금계좌에 부과합니다. 관리수수료는 운용관리기관에게 지급하는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기관에게 지급하는 자산관리수수료가 있습니다 (대부분 운용관리기관과 자산관리기관이 동일합니다).​

DB형 또는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한 관리수수료는 근무하고 있는 회사(사용자)가 납부하지만, 일단 퇴사 후 IRP로 퇴직연금이 이체된 이후에는 개인이 관리수수료를 부담합니다. 따라서 DC형 퇴직연금계좌에서와 동일한 상품으로 운용하더라도 IRP의 수익률은 관리수수료만큼 낮아지기 때문에 수수료 수준을 꼼꼼히 살펴 봐야 합니다.


증권사의 관리수수료가 낮고 은행과 보험사는 이보다 약간 높은 수준입니다.

증권사들의 IRP관리수수료는 연 0.3 ~0.35%로서 은행 및 보험사들보다 낮습니다. 그 다음이 보험사이고 은행이 가장 높은 연 0.5%를 받는데, 인터넷으로 IRP 계좌를 개설하면 0.03~0.05% 할인해 줍니다. ​

장기가입고객에게는 수수료를 할인 해 줍니다. 할인율은 은행이 2년 이상부터 10%, 증권사들이 2년이상부터 5~10%, 보험회사가 3년 이상부터 10%입니다.​

가끔 언론에서 IRP 수수료를 면제하는 금융기관에 대해 기사를 쓰는데, 이는 개인부담금에 대한 관리수수료를 면제하는 것을 말하고 퇴직소득에 대한 관리수수료는 부과한다는 것에 유의하세요.


DC형의 경우 회사가 선정한 퇴직연금사업자가 아닌 금융기관에 퇴직소득을 수령할 IRP 계좌를 개설할 때에는 다음 사항을 주의하세요.

1. DC형 계좌를 IRP로 이체할 때 기존에 투자하고 있던 상품을 모두 해지하여 현금화 한 후 이체가 가능합니다.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면 환매하는데 시간이 소요되고, 예금의 경우에는 중도해지 하면 이자를 손해 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

2. 퇴직한 회사가 선정한 퇴직연금사업자 (은행, 증권사, 보험사)에 IRP 계좌를 개설하여 퇴직소득을 이체 받은 후, 시간을 갖고 타 금융기관으로 이체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체하기 전에 반드시 회사의 퇴직연금사업자에 문의하여, 이체시 불이익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신 후 이체하시기 바랍니다.


​​DC계좌가 개설된 금융기관에서 IRP계좌를 개설하면 현금화하지 않고 현재 보유자산(현물)을 이체할 수 있습니다 (퇴사시 회사담당자에게 요청). 보유자산중 펀드는 그대로 이체되고 예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은 이자 손해없이 현금화 되어서 이체 됩니다. ​

많은 증권사들이 자신의 DC고객이었던 근로자가 퇴직 후 IRP를 자기네 지점에서 개설한 경우에는 1년 동안 운용관리수수료(연 0.1~0.2%)를 면제해 줍니다(자산관리수수료는 부과).

IRP와 달리 DB/DC형 퇴직연금사업자는 회사가 선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근로자대표와 사전에 협의하거나 합의(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시)하도록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명문화 되어 있습니다.​

회사가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퇴직연금사업자를 선정하겠지만, 근로자대표 (노동조합,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는 선정되는 퇴직연금 사업자의 DB, DC의 관리수수료뿐만 아니라, IRP로 퇴직급여 이체시 적용되는 관리수수료도 고려하여 퇴직연금사업자를 선정하도록 회사와 협의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IRP 개인부담금 수수료가 무료인 퇴직연금사업자도 있습니다.​

소득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IRP 계좌를 개설하여 연간 1,800만원 (세액공제한도 700만원)까지 납부할 수 있는데, 이 금액을 개인부담금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대형증권사들은 개인부담금에 대한 관리수수료를 면제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에는 IRP계좌를 인터넷으로 개설한 경우에 한하여 면제합니다. ​

주요 은행들은 연 0.28~0.3% (인터넷 가입시 할인)의 관리수수료를 부과하고 있고 보험사들은 이보다 높은 연 0.35~0.5%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관리수수료 측면에서만 본다면 주요 증권사에 개인부담금 납부를 위한 IRP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은행에서 개인부담금을 납입할 목적으로 IRP계좌를 개설하고자 한다면, 연금저축펀드계좌와 같이 개설하는 것을 권고합니다. 연금저축펀드계좌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IRP보다 더 장점이 많습니다.​

■ 연금저축계좌는 관리수수료가 없습니다.​

■ 연간 1,800만원까지 납부할 수 있고 운용수익에 대한 세금이 이연됩니다 (IRP와 동일)​

■ 연금저축계좌는 더 다양한 펀드를 제공합니다.​

■ 펀드를 사고 팔 때 소요되는 기간이 IRP보다 하루 이틀 짧습니다.


​연금저축펀드계좌의 단점은

■ 은행예금 등 원리금보장상품 가입이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연금저축펀드계좌에서 MMF에 가입하시면 연 1.6% 정도의 수익이 나오기 때문에 큰 단점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 세액공제혜택한도가 연간 400만원(총급여 1.2억, 종합소득 1억 초과시 300만원)으로 IRP의 700만원보다 낮습니다. 세액공제혜택을 연간 300~400만원이내에서 받는 경우에는 IRP보다는 연금저축펀드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좋습니다. ​

연금저축펀드와 IRP를 모두 개설해서 계좌 특성에 따라 상품을 투자하면 수수료도 절감하면서 다양한 상품에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사업자가 제공하는 상품

퇴직연금사업자들은 원리금보장상품과 실적배당상품을 제공하여 가입자들이 선택하여 투자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원리금보장상품 비교​

보험회사는 이율보증형 또는 금리연동형 보험상품 위주로 원리금보장상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형시중은행들은 은행예금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예금, 보험사 상품 및 증권사 상품인 RP, ELB(원금보장형 주식연계채권)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신한은행은 은행예금과 저축은행 예금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공시자료 기준). ​

증권사들은 RP 및 ELB(원금보장 주식연계채권)뿐만 아니라, 은행예금, 보험사 상품 및 저축은행 예금 등 다양한 원리금보장상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증권사별 공시자료 기준으로는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다양한 원리금 보장상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저축은행예금도 퇴직연금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원리금보장상품에 포함되면서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들도 저축은행 예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반은행 예금처럼 예금자보호도 되는데다 1년 금리가 2.6%인 곳도 있어서 은행 예금 금리 2%보다 높기 때문에 많은 가입자들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

원리금보장상품 기준으로 보험회사보다는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별로도 제공하는 상품이 다르기 때문에 관심있는 은행이나 증권사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퇴직연금-사업자공시-원리금보장상품 메뉴에서 매달 공시하고 있습니다.​


실적배당상품 (원리금비보장상품) 비교​

DC형이나 IRP 계좌에서의 실적배당상품은 대부분 펀드입니다. 증권사들이 다양한 지역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들을 많이 제공하고 있는 반면, 은행이나 보험사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선별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

개별 사업자별 펀드 라인업 비교는 다른 글에서 설명 드렸는데, 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본적으로 선진국 글로벌 펀드뿐만 아니라 베트남, 중국, 브라질, 아세안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지역별로 2개 이상의 펀드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을 선호합니다. ​


퇴직연금사업자들의 투자자교육​

일반 개인들이 펀드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투자자 교육이 중요하다고 보는 견해와 투자자 교육을 통해서 개인들이 펀드 투자를 잘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투자자 교육의 유용성을 믿고 있습니다만 이론만 공부해서는 소용이 없습니다. 직접 투자하면서 지인의 조언과 공부를 통해서 체득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

퇴직연금 가입자에 대한 교육은 퇴직연금사업자가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만 너무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집합교육을 하거나, 퇴직연금사업자의 홈페이지 한 구석에 저장 되어 있는 3-4페이지의 자료로 투자자 교육을 대체하도록 허용되어 있어서 사업자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펀드 투자에 경험이 없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생애에 걸친 장기투자를 통해서 재산을 축적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면서도 효과적인 투자자 교육 체계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이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퇴직연금사업자별 수익률 자료를 기준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매년 퇴직연금계좌 수익률이 공시될 때마다 언론은 난리를 칩니다. 펀드 수익률이 좋은 해에는 펀드수익률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예금에만 투자해서 1%대 이익이 났다고 하고, 작년처럼 펀드 수익률이 안 좋을 때는 펀드 때문에 1%대 수익률이 났다고 합니다. 투자 경험이 없는 가입자들을 항상 뒷북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IRP를 포함한 퇴직연금계좌의 수익률은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하여 투자한 결과입니다. 사업자들이 나름 정보도 제공하고 상품도 추천했지만 선택은 가입자가 직접 한 것 입니다. ​

펀드에 투자하였는데, 10% 이상, 20%, 30% 손실이 났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투자수익의 대부분을 좌우합니다. 10% 손실이 났기 때문에 환매해서 은행 예금에 예치하는 것은 5년 이상 투자하는 퇴직연금계좌에서는 최악의 결정입니다. 투자를 얼마나 잘하느냐는 손실이 난 상태를 어느 정도 참고 인내할 수 있는가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물론 펀드가 투자하는 국가나 지역의 펀더멘탈이 좋아야 되겠죠.


​요약합니다.

특정 금융기관이 모든 가입자들에게 최적인 퇴직연금계좌일 수는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적합한 금융기관을 선택하여 IRP를 가입하세요.


1. 퇴직시 퇴직연금 적립금 이체용 IRP 개설은 현재 가입하고 있는 DB, DC의 퇴직연금사업자에서 개설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경우, 1년 동안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증권사도 있고 기존에 보유중인 상품을 중도에 해지하지 않고 이체할 수 있습니다.​

퇴직급여를 이체할 IRP는 신규 개설하세요. 기존 IRP에 개설시 잔액이 1원이라도 있으면 신규계좌로 인정되지 않아서 퇴직연금 수령을 위한 최소가입기간 5년 산정 기산일이 DB, DC가입일이 아닌 IRP계좌개설일이 되어서 가입자에 따라서는 불리해 질 수 있습니다.​

2. 개인부담금을 납입할 IRP계좌 개설은 수수료가 무료이고 원리금보장상품뿐만 아니라 실적배당상품을 많이 제공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가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보다는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여야 한다면, 연금저축펀드계좌도 같이 개설하여 한 묶음으로 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IRP에서는 원리금보장상품의 비중을 높여서 투자하고, 연금저축계좌에서는 펀드 위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3. 현재 납입하고 있는 IRP가 수수료도 높고 상품도 다양하지 못하다면 다른 사업자로 이관할 수 있습니다. 55세 이상 가입자는 수수료가 없는 연금저축펀드계좌로 이체하실 수 있습니다. ​

4. 55세 미만 가입자는 IRP를 타 사업자한테 이관할 수 있는데, 이관하기 전에 IRP에서 보유중인 상품을 해지하여야 하고 가입자에 따라서는 다른 제약사항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퇴직연금사업자와 협의한 후에 진행하세요.​

5. IRP계좌는 여러 계좌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당 1개). IRP계좌를 타 금융기관으로 당장 이관하시기가 어려우면, 다른 퇴직연금사업자한테 신규로 IRP 계좌를 개설하여 운용하다가 추후에 이관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퇴직급여를 관리할 IRP와 개인부담금을 관리할 IRP를 별도로 개설하여 관리하는 것이 편리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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