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제도 (DB, DC)의 장단점을 비교합니다.


퇴직연금은 19세기 중반 이후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본격적으로 도입이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산업혁명이후 대량생산시설을 갖춘 대기업이 출현하였는데, 고정비용을 상회하는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였습니다. 하지만 고령 노동자들의 경우 생산성이 저하되면서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당시에는 정년퇴직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지 않으면서 일정 연령 이상의 노동자(블루칼러 중심)들의 자발적 은퇴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

또한 철도, 조세 당국 및 은행 등 대형 기관들은 소유주가 직접 경영할 수 없을 정도로 조직이 커지면서 소유주를 대신하여 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 있는 관리자층이 필요하였습니다. 따라서 유능한 고위 및 중간관리자들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 (공무원, 은행원 등 화이트 칼라)으로서 퇴직연금이 도입되었습니다. ​

1859년 도입된 영국의 공무원연금제도가 당시의 대표적인 퇴직연금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 연금제도에 따르면, 정년까지 근무하면 평생 연금수급권을 보장하였습니다. 연금급여액은 1년 근무할 때 마다 은퇴 이후부터 사망시까지 매년 월급의 1.65%를 받도록 설계되었습니다. ​

40년 근무하였다면 월급의 2/3 (1.65%×40)를 받을 수 있는 확정급여형 (Defined Benefit: DB) 퇴직연금제도였기 때문에 근로자가 일부 부담금의 납입 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높은 수준의 퇴직급여를 지급하였습니다. ​

제2차세계대전 이후 유럽대륙국가에서 운영되었던 많은 퇴직연금제도가 파산하면서 국가연금으로 대체 되게 됩니다. 반면 영국, 미국, 호주 등 앵글로 색슨계 국가들 중심으로 퇴직연금제도에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근로자의 수급권 보호장치를 강화하면서 오늘날의 퇴직연금제도로 발전하였습니다.

​[이상은 Steven Sass의 The Oxford Handbook of Pensions and Retirement Income (Clark, Munnell and Orszag, 2006) 3장 내용을 일부 요약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1961년 당시 일본에서 시행 중이던 퇴직일시금제도를 모방하여 퇴직금제도를 도입하였고, 2005년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근퇴법)이 제정되면서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퇴직급여제도는 퇴직금제도와 퇴직연금제도가 병존하고 있습니다.

근퇴법에서 퇴직급여제도란 퇴직연금제도와 퇴직금제도를 포괄하는 용어입니다.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었지만, 기존 퇴직금제도를 유지할 수 있고,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으며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은 퇴직금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

별도의 글에서 설명 드리겠지만, 현재 퇴직급여제도에서 퇴직금제도를 폐지하고 퇴직연금제도로 단일화하려는 근퇴법 개정안이 국회 소위에서 논의 중에 있습니다. ​

퇴직금제도와 비교하여 퇴직연금제도의 장점은 퇴직급여를 외부기관인 퇴직연금사업자에게 예치하고 정기적으로 부담금을 납부토록 하여 근로자의 퇴직급여 수급권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외환위기 때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면서 근로자들이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

아직도 퇴직금이 제 때 지급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2016년 기준으로 전체 임금체불액의 약 40%가 퇴직급여라고 합니다.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근로자의 퇴직급여 수급권을 보장하는 제도가 아직 미흡한 상황입니다.


퇴직급여제도의 설정에 관한 근퇴법의 주요 내용을 살펴 봅니다.

사용자는 퇴직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퇴직금제도) 중 하나 이상을 설정하여야 합니다. ​

■ 하나 이상의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하기 때문에, 사업장별로 복수의 제도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단, 하나의 사업에서 급여 및 부담금 산정방법의 적용 등에 있어서 근로자별로 차등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

■ 사용자가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하거나 설정된 퇴직급여제도를 다른 종류의 퇴직급여제도로 변경하려는 경우 (예: 퇴직금제도를 DB형 또는 DC형 제도로 변경)에는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근로자 대표란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를 의미합니다.​

■ 새로이 설립된 사업장의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의 의견을 들어 사업의 성립 후 1년 이내에 DB형퇴직연금제도나 DC형퇴직연금제도 설정하여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직급여제도 (기업형 IRP 포함)를 설정하지 않은 사업자는 퇴직금제도를 설정한 것으로 의제하고 있습니다.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가 받을 급여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입니다.

급여 수준이 사전에 결정 (Defined Benefit)되어 있다는 점에서 DB형 퇴직연금제도라고도 합니다. DB형 퇴직연금제도에서 급여 수준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일시금이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에 상당하는 금액 이상을 말합니다. ​

평균임금은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합니다 (근로기준법).

– 3개월 동안의 총일수: 90일 (2월 포함되는 경우), 91일 또는 92일

​ – 임금: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 (근로기준법). 따라서, 기본급, 연장, 야간, 휴일수당을 포함한 각종 수당 및 정기상여금등이 포함됩니다.

​- 매월 지급되지 않고 연도의 특정 월에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이나 연차수당 등도 연간총액의 3개월 해당 금액이 3개월 임금총액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3개월 임금총액은 다음과 같이 계산 됩니다.


3개월 임금총액 = ​

퇴직일 이전 3개월간에 지급받은 기본급 및 수당
+
퇴직일 이전 12개월간에 지급받은 정기상여금 및 연차수당등 × (3÷12)

DB형제도의 퇴직급여액은 아래의 산식과 같이 계산되는데 하단의 그래프에서 빨간색 테두리 사각형의 면적과 동일합니다.

DB형 퇴직급여액 =
​(3개월 임금총액÷3개월 총일수)×30일×
(총근속일수÷365)
총근속일수 산정시 입사일과 퇴사일이 모두 포함되는 양편넣기입니다.

DB형 퇴직급여액은 퇴직금과 계산 방법과 동일하기 때문에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 http://www.moel.go.kr/retirementpayCal.do)에 퇴직금 계산하기에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DB형 퇴직연금은 선진국의 DB형 퇴직연금과 다른 제도입니다.

우리나라 DB형은 퇴직시에 퇴직급여액이 확정된 일시금 형태이기 때문에 연금으로 수령하기 위해서는 가입자가 연금상품을 구입하거나 확정기간 연금 (annuity) 형태로 전환하여야 합니다. ​

반면 외국의 경우에는 정년 퇴직이후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의 형태로 지급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연금처럼 장수위험을 가입자가 아닌 사용자가 부담하는 제도입니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란 급여의 지급을 위하여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부담금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입니다.

사용자 부담금 (contribution)이 사전에 정해져 (Defined) 있다는 점에서 DC형 퇴직연금제도라고도 합니다. 사용자 부담금 수준은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

가입자도 스스로 부담하는 추가 부담금을 가입자의 DC형 계정에 납부할 수 있는데 이를 가입자 부담금이라고 합니다. ​

아래의 그래프에서 녹색 막대 그래프가 매년 사용자부담금을 나타냅니다.

■ 연간 임금총액은 DB형 퇴직급여 계산시 임금총액을 구하는 방식과 동일합니다. DC형 퇴직연금제도에서는 사용자가 매년 1달치 평균월급이 가입자의 퇴직연금계좌에 납부합니다.

​■ 사용자는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부담금을 가입자의 DC형퇴직연금계좌에 납입하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용자는 지연이자를 납입하여야 합니다. 지연이자율은 퇴직연금규약에서 정해진 기일부터 가입자의 퇴직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는 연 10%이고 그 이후부터 납입할 때까지는 연 20%입니다.​


DB형퇴직연금제도에서는 근로자의 퇴직일 이후 14일 이내에 퇴직급여를 지급하기만 하면 지연이자는 없습니다. 즉 DB형퇴직연금제도에서는 매년 부담금을 납입하지 않아도 지연이자는 없습니다.


개인형퇴직연금 (IRP: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제도란 가입자 개인이 퇴직연금계좌를 개설하여 연 1,800만원을 한도로 가입자가 부담금을 납부할 수 있는 퇴직연금계좌를 말합니다.

가입자 개인이 부담금을 납부하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개인형 IRP”라고 합니다. ​

상시근로자의 수가 10명 미만인 사업의 사용주는 퇴직연금제도를 IRP퇴직연금제도사용하여 설정할 수 있는데 이를 “기업형 IRP”라고 합니다. 기업형 IRP에서 사용자 부담금의 산정 및 납입 방법은 확정기여형퇴직연금과 동일합니다.


DB형퇴직연금과 DC형 퇴직연금의 급여 수준을 비교합니다.

DB형에서는 근로자가 퇴직하는 시점에서 퇴직시점의 한 달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을 사용자가 퇴직급여로 지급합니다. DC형에서는 사용자가 한 달 임금을 매년 근로자의 퇴직연금계좌에 납입합니다.​

대부분의 근로자에게는 근속연수가 증가함에 따라 임금총액이 증가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부담하는 총액 (명목금액)은 DB형이 DC형보다 크게 됩니다.

DB형 퇴직급여액은 좌측 그래프의 노랑색 사각형의 면적입니다. DC형 퇴직연금에서 사용자부담금은 우측 그래프의 녹색 막대그래프 면적의 합계 (매년 1개월임금을 더한 금액)입니다. 사용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DB가 DC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 두 개 그래프를 겹쳐서 보면 그 차이가 잘 보입니다. DB가 DC보다 노랑색 면적만큼 큽니다. 이 차이는 DC에 납입된 사용자부담금을 가입자가 임금상승률과 동일한 투자수익률을 달성하면 사라집니다.


DB형에서도 근퇴법에서 규정한 최소적립금 수준을 유지하도록 사용자가 매년 DB계좌에 부담금을 납입하여야 합니다. 이 경우 회사의 퇴직연금 운용을 담당조직이 임금상승률에 상당하는 운용수익을 달성하여야 기업이 추가적인 부담이 없습니다. ​

최근 DB형 퇴직연금수익률이 1%대에 머무르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적립금을 원리금보장상품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기업이 퇴직연금 적립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기보다는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부족 금액을 메꾸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


지금까지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기준으로 평가해 볼 때, DC형 보다는 DB형을 채택하였더라면 근로자가 더 많은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는 DC형을 선택한 것이 금전적 측면에서는 유리했었을 것 같습니다. ​​

DC를 가입한 가입자들이 과거 퇴직금 수준의 퇴직급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DC퇴직연금계좌에서 지금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해야 하는데 투자 전문가도 아니고 대부분의 시간을 근무하여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 입니다.​

근퇴법상 DC형의 사용자부담금이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으로 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최소 수준인 “연간 임금총액의 1/12”로 정하는 것 같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퇴직금이나 DB형 퇴직급여보다 DC형이 자금 부담이 작은 제도이기 때문에 DC형 퇴직연금을 도입할 때 추가적으로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 같은데 아직 우리나라는 활성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DB제도를 DC형으로 전환하게 되면 DC형과 DB형의 장점을 혼합한 하이브리드형을 도입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

우리나라에 진출한 일부 외국계기업도 DC형 퇴직연금을 도입하면서 근퇴법에서 정한 최소 부담금 이외에 추가적으로 사용자가 부담금을 납입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근무시간에 업무집중도를 높이는 좋은 복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에 그 내용을 요약하였습니다.

<참고: costco의 퇴직연금제도 사용자 부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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