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형 IRP계좌를 연금저축계좌로 이체하였습니다.

이 번 글은 55세 이상이면서 퇴직급여(DB, DC, 퇴직금)를 개인형 IRP에 이체한 가입자에게 유용한 내용입니다.

2016년 6월 이전에는 IRP와 연금저축간 계좌이체시 이를 해지로 보아 이연퇴직소득세 전액을 일시에 납부하거나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운용이익에 대해서 16.5%의 기타소득세를 납부하였습니다.​

하지만, IRP와 연금저축간 계좌 이체에도 불구하고 세제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2016년 6월에 소득세법이 개정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A연금계좌를 B연금계좌로 이체하는 경우 A연금계좌의 세제혜택을 B연금계좌에서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55세 이후부터 IRP계좌를 연금저축계좌로 이체할 수 있습니다.​

IRP와 연금저축간 계좌이체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가입자가 연금수령요건을 충족하고 연금계좌의 일부 금액이 아닌 전액을 이체하여야 합니다. 연금수령요건이란 가입자가 55세 이상이고 가입 후 5년이 경과한 IRP 또는 연금저축계좌를 의미 합니다. ​

퇴직급여(퇴직금 또는 퇴직연금)를 이체 받은 IRP인 경우에는 ‘가입 후 5년 경과 조건’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단, 회사에 근무할 때 DC퇴직연금에 근로자가 세액공제혜택을 받기 위해 자기부담금을 납입한 적이 없어야 합니다.

출처 금융감독원 공식블로그


2016년 하반기에 회사를 퇴직하면서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이 개인형 IRP로 이전되었습니다. 당시에 DC형 퇴직연금사업자에서 IRP계좌를 개설하였는데, DC계좌에서 보유중인 자산(현물)이 그대로 넘어 오더군요.

​2016년에 소득세법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정책당국이 기대한 효과는 연금수령이 가능한 IRP계좌와 연금저축계좌를 통합하여 연금수령 및 적립금 운용을 효율화하는 것이었습니다.


​IRP를 연금저축계좌로 이체하기로 한 것은 IRP의 적립금 운용시 존재하는 단점 때문이었습니다.

DC형 적립금을 운용할 때부터 주로 펀드에 투자하였는데, 퇴직연금계좌(DC, IRP)에서 펀드를 환매하거나 펀드에 가입할 때 일반 계좌에서 펀드를 매매할 때 보다 이틀 (가입할 때 하루, 환매할 때 하루)이 더 소요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TDF펀드의 경우 일반 펀드계좌에서 환매 신청 후 현금을 받을 때까지는 10영업일 (2주)이 소요되는데, 퇴직연금계좌 (DC, IRP)에서 환매 신청을 하면 11영업일이 소요됩니다. 환매한 자금으로 유럽이나 미국펀드에 투자하려면 신청일 포함 3영업일이 소요되지만, 퇴직연금계좌에서 하면 4영업일이 걸립니다. ​

일반펀드계좌에서 해외펀드를 리밸런싱하면 총 15영업일 (3주)이 소요되는 반면 퇴직연금계좌에서 해외펀드를 리밸런싱하면 17영업일이 소요됩니다. 퇴직연금계좌에서는 리밸런싱 과정에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클 경우에 의도치 않은 손실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커지는거죠. ​

퇴직연금계좌(DC, IRP) 운영과정에서 경험한 또 하나의 문제점은 IRP의 퇴직연금 사업자가 퇴직연금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펀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었습니다. ​

해외펀드를 사고 팔 때 시간이 많이 걸리고, 투자하고 싶은 펀드가 별로 없어서 작년에 연금저축계좌로 이체할까 생각했는데,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심해서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IRP에서 연금계좌로 이체하기 위해서는 IRP에 있는 모든 상품을 환매하여 현금화해야 하고 그 이후 이체를 완성하는데 걸린 시간이 4일 정도 되니까,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한 달이 소요됩니다. 한 달 동안 이체 시기를 잘못 선택했다가는 IRP에서 손실이 클 수 있어서 움직이질 못하겠더군요.​

고민 끝에 시장도 조금 회복되었고 해서 이틀 전에 IRP에 있는 모든 펀드를 환매 신청하였습니다.

​IRP계좌의 사업자인 은행에서 제공하는 연금저축계좌에서도 나름 다양한 펀드 에 투자할 수 있고, 이미 펀드슈퍼마켓에서 연금저축계좌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사업자에게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하기로 하였습니다.​

해당 은행에 전화해 보니 IRP계좌에서 보유하고 있는 펀드가 모두 현금화 된 이후에 지점을 방문하여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함과 동시에 IRP계좌이체를 신청하라고 합니다.

​IRP에 있는 펀드를 환매하면서 퇴직연금사업자(은행)에게 지급했던 관리수수료가 얼마였는지 궁금했습니다. 모바일뱅킹메뉴에서는 찾을 수 없어서 PC 인터넷 뱅킹으로 확인하였습니다. 매년 말에 IRP계좌에서 인출된 관리 수수료는 연 0.38% 였습니다. ​

최근 사업자들이 IRP 계좌 수수료를 인하하였기 때문에 관리수수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매년 적립금의 0.38%가 인출되었더군요. 약간 실망하였습니다. ​

관리수수료가 없는 연금저축계좌로 이관하게 되면, 관리수수료를 더 이상 내지 않고 더 다양한 펀드에 더 짧은 리밸런싱 주기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

다른 사업자들의 IRP 관리수수료가 얼마인지 궁금해져서 퇴직연금사업자들의 공시내용을 살펴 보았습니다. 사용자가 납입한 금액 (사용자부담금)이 퇴직시 퇴직소득이 되는데, 사용자부담금에 대한 관리수수료는 사업자별로 연 0.30~0.50% 수준이었습니다. ​

가입자가 연간 1,800만원 이내에서 납입하는 가입자부담금에 대해서는 많은 증권사들은 관리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반면, 은행과 보험사는 사용자부담금 수수료보다는 낮지만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

사업자별 IRP 관리수수료에 대해서는 아래에 링크되어 있는 『은행, 증권사 및 보험사별 IRP 관리수수료』 편을 참조하세요.​

『은행, 증권사 및 보험사별 IRP 관리수수료』 바로가기


퇴직급여 (퇴직금 및 퇴직연금)을 퇴직 후 개인형 IRP에 예치하신 55세 이상 분들은 IRP계좌의 수수료 수준을 확인 해 보세요.

IRP 수수료를 무료 혹은 매우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한다고 언론 기사에 많이 나오는데, 대부분 가입자 부담금에 한하여 적용됩니다. ​

사용자부담금에 대한 관리수수료는 꽤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55세 이상 되는 분들은 IRP를 연금저축계좌로 이체하는 것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

연금저축계좌로 이체하기 위해서는 IRP에 있는 모든 자산을 현금화하여야 합니다. 예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에 투자하고 계시는 분들은 중도해지시 낮은 이율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해당 사업자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

연금저축계좌에서 세액공제혜택 한도가 400만원 (총급여 1.2억 이상인 경우 300만원)이기 때문에 IRP에서 추가적으로 300만원에 대한 세액공제혜택을 받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새로운 IRP계좌를 하나 더 개설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사업자 수수료를 지급하더라도 IRP에서 운용하는 것이 좋은 가입자 분들도 있습니다.

은행예금에 주로 투자하는 분 (최근 저축은행 예금도 투자할 수 있게 되었죠)이나 은행예금 금리보다 50bp 이상 높은 만기투자형 채권펀드에 투자하고 싶은 분들은 계속 IRP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기투자형 채권펀드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퇴직연금사업자들이 퇴직연금계좌 가입자들로부터만 예약을 받아서 판매하는 것 같습니다. ​

IRP에서 예금에 투자하지 않았고 연금저축에서도 대기자금은 MMF 정도의 수익률이 나온다는 점, 만기투자형은 현재 투자할 수 없지만 다른 채권형펀드에 투자해도 비슷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당분간 자금을 인출하지 않고 펀드에 계속 투자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연금저축계좌로 이체하기로 하였습니다.​


과세이연 효과를 유지하면서 IRP와 연금저축간 계좌이체를 허용하는 세법 조항은 3040세대 가입자들에게 더 필요합니다.

DB형 또는 DC형에서 관리수수료는 사용자인 기업이 부담하고 근로자는 부담하지 않는데, 퇴직 후 퇴직연금이 IRP로 이체된 이후에는 가입자가 부담합니다. IRP이체 후 퇴직소득을 일시금으로 인출하도록 조장할 수 있습니다.

​IRP에서는 이체된 퇴직연금에 대한 관리수수료는 DB형이나 DC형 수수료 수준과 비슷하고 가입자의 자기부담금에 대한 수수료보다 휠씬 높습니다. ​

가입자들이 IRP를 운용할 때 퇴직소득(사용자부담금)과 가입자부담금을 분리하지 않고 통합운용하는데, 사업자들은 다른 수수료 적용을 위해서 분리해서 기장하고 있습니다. 가입자관점에서 통합 운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부담금에 대해서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55세 미만인 가입자들도 세제상 불이익이 없는 IRP와 연금저축의 계좌이체를 허용해서, IRP에서 일시금으로 인출하지 않고 55세까지 계속 적립하여 은퇴생활비로 사용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IRP계좌와 연금저축계좌의 자유로운 계좌이체가 모든 가입자들에게 허용되어 통합적인 적립금 운용이 가능하도록 이른 시일내에 소득세법 시행령이 개정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IRP에서는 소득세법상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인출’ 이외에도 근퇴법상 ‘중도인출 사유’에 의한 인출이 가능하지만 연금저축에서는 소득세법상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인출’만 허용되기 때문에 IRP가 연금저축으로 이전되면 가입자에게 불리해 질 수 있습니다. 이 점을 고려하여 소득세법에서는 IRP와 연금저축간 계좌이체를 55세 이후에만 허용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

하지만 근퇴법에 의한 중도인출사유가 매우 광범위하고 IRP 해지가 허용되다 보니 퇴직연금 신규 수급자의 98.6% (통계청, 2017년 기준)가 일시금으로 인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리수수료가 없는 연금저축으로 이전하는 것을 자유롭게 허용하여 연금 적립금을 통함 운용토록 하는 것이 일시금 보다는 연금 수령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시행령 개정이 어렵다면 IRP의 퇴직급여분에 대한 관리수수료는 가입자 부담금 수준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