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IRP, DC) 가입자들은 어떤 펀드에 투자하고 있을까요?

2016년에 147조원이었던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은 2017년에 168조원으로 증가하였고 작년말에는 190조원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확한 규모는 올해 2분기중으로 발표됩니다). ​

가입자가 직접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퇴직연금계좌(DC 및 IRP)은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의 34% (2017년 기준)인데, 2018년에는 더 증가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글에서는 가입자들이 퇴직연금계좌에서 어떠한 펀드를 투자하고 있는지를 알아 보겠습니다. 참고로 개별 퇴직연금계좌에서는 펀드뿐만 아니라 예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


퇴직연금펀드 최근 2년 동안 2배로 증가하였습니다.

퇴직연금펀드의 잔고는 2016년말 6.5조원에서 13.6조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공모펀드 기준). 수탁고는 크지 않지만 증가율 측면에서는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율 30% 보다 3배 이상 높습니다. ​

가입자들이 저금리하에서 펀드 투자를 증가시켰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증시가 모두 하락하면서 2018년의 주식형 퇴직연금펀드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데, 장기투자가 가능한 퇴직연금에서는 1년 수익률로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주로 국내펀드뿐만 아니라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국내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는 5.5조원에서 10조원으로 2배 증가하였습니다.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는 1조원에서 3.6조원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아직은 국내펀드 비중이 높지만 해외펀드 투자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혼합형펀드의 수탁고 (7.8조)가 주식형펀드(2.6조)나 채권형펀드(3.2조)보다 더 많습니다.

혼합형펀드는 주식에 펀드 자산의 60%미만으로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이나 유동성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2015년 7월 이전까지는 주식투자비중이 전체 자산의 40%이하로 하는 규정으로 인하여 혼합형펀드 위주로 투자되었습니다. ​

2015년 7월에 위험자산(주식) 투자비중이 70%로 확대된 이후 주식형펀드 투자가 계속 증가하고있습니다. 퇴직연금계좌내 주식형펀드의 비중을 70%이내로 유지하기만 하면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가 바뀐 결과입니다. ​

최근 혼합형펀드보다 주식형펀드의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가입자들이 계좌내에서 자산배분비중을 결정하여 주식형펀드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혼합형펀드는 자산운용회사들이 주식투자비중을 약관에서 규정한 최대 비중을 유지하거나 시장전망에 따라 조정하기 때문에 가입자들이 자산배분비중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주식형펀드에서는 국내주식형보다 해외주식형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가입자들이 국내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주식시장에도 투자하는 것은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해서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중장기적으로 보더라도 국내증시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는 국가들도 많이 있고 해외주식에 분산 투자할 때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투자위험은 낮고 수익률은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직은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국내주식에 더 친숙한 home bias가 있어서 국내주식형펀드 비중이 크지만, 해외펀드 투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입자들이 특정 국가에 투자하는 해외펀드 보다 여러 국가에 분산투자하는 글로벌 주식형펀드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주식형펀드는 글로벌주식형펀드로서 투자 잔고가 5,823억원입니다. 중국주식형펀드와 미국 주식형펀드가 그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

2천년대 중반 해외펀드 붐이 일었을 때는 대부분 중국주식형펀드나 브릭스펀드에 투자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지금은 분산투자에 더 신경을 쓰고 미국 등 선진국 주식형펀드 투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차이나펀드와 브릭스펀드에서 엄청난 손해를 보았던 투자자들의 경험이 반영되어 퇴직연금펀드에서는 분산투자에 더 신경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다소 친숙한 중국이나 베트남펀드의 투자규모는 꽤 규모가 큽니다.
채권형펀드에서는 최근 만기매칭형펀드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채권형펀드는 국내채권형펀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해외채권형펀드의 대부분은 글로벌채권형펀드이지만 뱅크론펀드, 하이일드펀드, 이머징채권형펀드 등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

국내채권형펀드에서는 만기투자형 혹은 만기매칭형펀드가 작년에 1조원 증가하면서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만기투자형펀드란 펀드에서 투자자산의 만기를 정하여 (1년 혹은 2년), 해당 만기에 근접한 채권이나 어음에 투자하여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을 실행하는 펀드를 말합니다. ​

시장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 신용등급이 A이상인 회사채나 여전채 (캐피탈, 할부금융회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발행한 채권)중에서 선별하여 투자합니다. 작년에 출시한 펀드들이 2%% 중후반대의 만기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은행금리보다 꽤 높은 수준입니다.
퇴직연금펀드는 자신의 퇴직연금의 운용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은행이나 증권회사 등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데 다른 퇴직연금펀드와 달리 만기투자형 펀드는 판매 시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만기투자형 채권펀드들은 목표 만기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 펀드를 출시하는 시점에서 일정 모집기간에만 펀드 가입을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

저도 IRP 계좌를 운용하고 있는데 운용관리기관으로부터 만기투자형 펀드를 출시한다는 문자나 연락을 받아 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요.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자신의 운용관리기관이 제공하는 펀드만 가입할 수 있는데 퇴직연금 가입자들을 위해 상품을 제공할 의무가 있는 운용관리기관들의 서비스가 수동적인 것 같습니다. 결국은 가입자들이 알아서 투자할 상품을 탐색해야 하는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타켓데이트펀드 (Target Date Funds: TDF)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직은 국내혼합형펀드가 혼합형펀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해외혼합형펀드의 투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 해외혼합형펀드가 6천억원 증가하였는데 이는 주로 TDF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

TDF란 가입자들의 은퇴연령을 고려하여 위험자산의 편입비중을 펀드를 자산운용회사가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펀드인데 우리나라에는 약 3년전부터 본격 출시되었습니다. ​

일부에서는 TDF가 퇴직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만능펀드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TDF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지만 퇴직연금의 중도인출이나 퇴직후 일시금 인출 비율이 매우 높은 우리나라 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인지는 의문입니다. ​

작년에 일정한 조건을 갖춘 TDF에 대해서는 퇴직연금계좌에서 100%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이 허용하였습니다. 우리나라 현실을 무시한 무책임한 조치일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 부분은 별도의 글에서 제 의견을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퇴직연금펀드는 약 1,200개에 넘는데, 투자할 펀드를 고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퇴직연금펀드를 제공하는 운용기관들도 1,200개 전체를 판매하지는 않습니다. ​

운용관리기관들은 펀드의 투자위험의 크기 등 나름 내부의 기준을 가지고 판매할 퇴직연금펀드를 선정하기 때문에 퇴직연금 가입자가 투자하고 싶은 펀드를 운용관리기관이 제공하지 않는다면 투자할 수 없습니다. 어떤 펀드를 투자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자신의 퇴직연금 운용관리기관을 방문하거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여야 합니다. 운용관리기관별 제공하는 상품에 대한 분석은 『퇴직연금 사업자 이야기』 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여기서 설명 드린 자료는 금융투자협회에서 공시하는 자료 등을 기준으로 제가 개인적으로 가공한 자료로서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