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헤지한 해외펀드에 투자한 경우에도 환율변동을 관찰하세요.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요인 중의 하나가 환헤지 (FX hedge)여부 입니다. 2007년경 우리나라에서 해외주식형펀드 붐이 일었을 때, 당시 자산운용회사의 상품개발팀장으로서 다양한 해외펀드를 출시하였는데 당시 환헤지여부로 고민을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

당시 인기가 있었던 해외주식형펀드는 대부분 중국 등 신흥시장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이기 때문에 사실상 환헤지가 불가능하다는 점과 특정 국가의 주가가 상승한다는 것은 경제 펀더멘털이 좋다는 것이고 이는 해당 국가의 통화가 강세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환을 오픈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해외펀드의 주력 판매회사는 은행들이었는데, 은행에서는 고객들이 원화가 강세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환을 헤지 하지 않은 상품은 판매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최소한 원달러를 헤지하여야 상품을 고객에게 제안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펀드를 만들 때마다 환헤지 펀드와 오픈된 펀드를 모두 준비하였는데, 판매회사들은 대부분 환헤지된 상품만 판매하더군요.


환헤지를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요?

달러 대비 원화를 헤지한다는 것은 원화가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예상되는 경우에 미래의 특정 시점 (1개월, 1년 후 등)에 현재 시점에서 정해진 원달러 환율로 달러를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현재 1천만원을 미국주식형펀드에 가입하였는데, 1년 후에 미국 주가가 20% 상승하고 원달러환율은 1,000원에서 900원으로 하락한다고 가정할 때, 1년 후의 펀드 수익률은 얼마일까요?​

1천만원을 펀드에 가입하면 자산운용회사는 환전 된 1만 달러 (= 1천만원 ÷ 1,000)를 가지고 미국 주식에 투자합니다. 1년 후에 미국 주식에 투자한 평가액은 12,000달러 (=10,000×(1+20%))이고 이를 원화로 환전하면 1천80만원 (=12,000×900)이 됩니다. 따라서 펀드수익률은 8%로 미국 주가 상승률보다 낮은데 이는 환헤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원달러환율이 반대로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상승하였다면 펀드의 수익률은 32% [=(1+20%)×(1+10%)-1]가 됩니다.


만약 100% 환헤지를 하였다면 어떻게 될까요?

​환율도 주가지수선물처럼 미래 일정시점에서 특정한 가격에 사고 팔 수 있는 선물환 (Forward exchange)이 있습니다. 선물환은 보통 은행과 계약하는 장외파생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원달러선물 (통화선물)은 거래소에 상장되어서 매일 주식처럼 거래되고 있습니다. ​

1년 만기 선물환율이 1,000원인 선물환계약을 자산운용회사가 펀드에서 체결하였다고 가정합니다 (100% 환헤지된 펀드). 이는 펀드가 1년 후 만기일에 1달러를 1,000원에 거래상대방에게 매도할 수 있는 계약을 말합니다. 따라서 100% 환헤지된 미국주식형펀드의 1년 후 수익률은 미국주가상승률과 동일한 10%가 됩니다. 100% 환헤지된 펀드의 경우 환율변동이 펀드수익률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

하지만 이는 이론적인 상황이고 환헤지를 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수반됩니다. 보통 선물환율은 환율 관련 국가간의 금리차 (원달러는 미국 금리와 한국 금리 차이)와 향후 환율의 움직에 대한 예상이 반영되어서 결정됩니다. 또한 환헤지 상대방에게 수수료도 지급합니다.

선물환 이론 가격 =​

현재 환율×(1+국내 금리)÷(1+해외금리)

미국금리가 한국금리보다 높을수록, 환헤지를 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을수록 환헤지비용이 커지게 됩니다. 여기에 수수료까지 부담 해야죠. 원달러환율이 상승하였다면 환헤지 비용에다가 원달러 환율 상승 시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대한 기회비용까지 감안한다면 환헤지를 하지 않은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 니다.


과거 해외펀드에서 환헤지는 펀드 성과를 개선시켰을까요?

일단 앞에서 설명 드린 환헤지비용이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원달러환율이 하락하였어야 합니다. 해외펀드가 활성화된 2006년 이후 원달러환율 추이를 그려 보았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급등한 것을 제외하면 원달러 환율은 매우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1,000~1,200원 밴드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중 환헤지 펀드가 환헤지 하지 않은 펀드보다 수익률이 크게 악화 되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외환보유고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환헤지 펀드의 수익률은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보다 낮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의 환헤지는 불완전한 환헤지입니다.

해외펀드에서 환헤지는 대부분 달러, 유로, 엔화 등 우리나라 외환시장이나 거래소에서 매매될 수있는 주요 통화에 대한 환헤지입니다. 따라서 미국주식, 유로존 주식이나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실질적으로 환헤지가 가능합니다.​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 대한 환헤지는 원달러를 기준으로 실행됩니다. 예를 들어, 브라질주식형펀드의 경우 환헤지가 실행된 펀드는 원달러 헤지를 한 것이고 달러헤알화 헤지는 오픈되어 있습니다. 해당 펀드가 노출된 리스크는 브라질 헤알화 대비 원화환율의 변동성인데, 우리나라에서 상시적으로 이를 헤지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과거 판매회사의 요청처럼 고객들은 우리나라 원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가 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최소한 원달러헤지를 하여 환헤지펀드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원달러헤지를 하였다고 해서 반드시 환위험이 제거된 것은 아닙니다.

원달러헤지를 하였더라도 헤알화 대비 원화 또는 중국 위안화 대비 원화는 환위험에 노출됩니다. 원달러 환헤지를 실행한 상태에서 브라질 헤알화나 중국 위안화, 그리고 원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게 되면 헤알화나 위안화가 달러 대비 약세로 인한 손해에다가 원달러 헤지비용이 더해져서 손실이 커지게 됩니다. ​

만약 원달러 환헤지를 실행하지 않았다면, 원화 뿐만 아니라 헤알화나 위안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환손실은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하더라도 손실폭은 축소되었을 것입니다.​

해외펀드의 투자설명서에 환위험관리 부분을 보면, 환헤지여부를 기술하고 있는데, 환헤지하는 신흥국펀드의 경우 원달러에 대한 환헤지를 실행하는 것으로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신흥국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중 환헤지 펀드에 투자할 때에도 투자대상국의 통화가 달러 대비 어떻게 움직일지를 생각하고 투자하여야 합니다.

원달러 헤지펀드의 최상의 시나리오는 달러 대비하여 원화뿐만 아니라 다른 신흥국 통화들도 강세를 보이는 경우 입니다. 원달러 강세는 환헤지를 통해서 방어하고 신흥국통화의 강세는 펀드 수익률에 플러스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환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입니다.


해외펀드에서 환헤지비율은 70~100% 수준에서 실행됩니다.

해외펀드에서 100% 환헤지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매일 주가가 변동함에 따라 펀드의 순자산도 같이 변동합니다. 초기에 100% 환헤지를 하였더라도 주가변동에 따라 환헤지비율이 영향을 받습니다. ​

처음에 100% 환헤지를 하였는데 주가가 하락하면 환헤지비율이 100%를 넘게 되는데 이를 자본시장통합법에서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100%를 초과하면 펀드가 레버리지를 취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

환헤지비율은 어떠한 경우에도 100%를 초과하면 법을 위반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투자하는 자산 가격의 변동성 (Value at Risk 관점)을 고려해서 환헤지비율을 결정하는데, 많은 해외주식형펀드들이 평균 8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산운용회사가 환헤지를 하지만 환헤지비율은 상황에 따라 운용사가 재량으로 결정하겠다고 투자설명서에 기재하는 펀드도 많습니다.


환헤지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나요?

펀드명 말미에 H가 포함되어 있으면 환헤지펀드이고 UH가 있으면 환이 오픈된 펀드입니다. H는 Hedged를 의미하고 UH는 Unhedged를 의미합니다. 환헤지펀드와 오픈된 펀드라 하더라도 동일한 투자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 모자펀드 (Master-feeder fund)구조를 채택하였습니다. ​

특히 펀드를 별도로 만들었을 때 판매 규모가 작으면 주식매매에 따른 결제비용도 크고 포트폴리오도 효과적으로 구성하기 어렵게 되고 이는 펀드 성과도 악화되고 소액펀드는 청산대상이 됩니다.​

모자펀드 (Master-feeder fund)란 모펀드에서 자산을 운용하고 실제 고객에게 판매하는 펀드는 자펀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펀드 자산의 대부분은 모펀드에 투자하도록 되어 있고 자펀드에서는 환헤지 및 일부 유동성 자산만 투자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

환헤지를 위한 모자펀드는 모펀드가 하나이고 자펀드가 두 개인데 일반적으로는 자펀드가 복수의 모펀드에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펀드명에 H나 UH가 없는 해외펀드도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간이투자설명서 또는 투자설명서의 위험관리 파트의 “환위험관리” 섹션에 환헤지여부가 설명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펀드명에 H 또는 UH를 추가하여 환헤지여부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였지만 최근에 출시된 해외펀드의 이름에는 표시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요약합니다.​

환헤지 펀드가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보다 반드시 성과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신흥국투자펀드의 경우 원달러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것이 환위험에 더 작게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환헤지는 달러, 유로, 엔화등 주요 통화에 대해서만 실행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환헤지비율은 70~100%이내에서 자산운용회사가 결정합니다. 최근에는 비율을 특정하지 않고 자산운용회사가 운용과정에서 재량으로 결정한다는 펀드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신흥국펀드의 환헤지펀드는 원달러에 대한 환헤지만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와 투자대상국가의 환율변동에 노출됩니다. 따라서 투자국가의 주가 움직임뿐만 아니라 달러 대비 환율 변동도 같이 보셔야 합니다.​

펀드명 “ㅇㅇㅇ증권자투자신탁H” 또는 “ㅇㅇㅇ증권자투자신탁UH”처럼 펀드명에 헤지여부를 표시한 펀드가 많지만 최근에는 펀드명에 표시하지 않고 환헤지를 실행하는 펀드도 많기 때문에 투자설명서의 환위험관리 문단을 읽기를 추천드립니다.​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역외펀드에 투자하는 해외주식재간접펀드가 환헤지를 한다고 하더라도 달러 또는 유로 기준으로 환헤지를 한 것입니다. ​

재간접펀드 (fund of funds)는 국내에 출시한 펀드가 직접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sub-funds)에 투자하는 것을 말하는데 주로 외국계 자산운용회사들이 해외계열사들의 해외역외펀드를 국내에 판매하기 위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펀드의 환위험관리에 “투자하는 자산의 통화에 대해서 환헤지를 한다”라고 되어 있으면 투자하고 있는 하위펀드(sub-funds)의 기준가 통화에 대해서 환헤지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해외역외펀드들은 전세계적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달러 또는 유로 등 다양한 해외통화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환헤지를 하지 않고 환이 노출된 펀드는 은행에서는 거의 판매하지 않는 반면 펀드슈퍼마켓에 많이 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