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퇴직연금이 입금된 IRP(개인형퇴직연금)를 해지하면 대안은?



만 55세 이상이면서 5년 이상 가입한 퇴직연금계좌를 보유한 가입자는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55세 이상 가입자중 퇴직급여 수급을 개시한 계좌가 30만개 정도 되는데 이 중 2.1%인 6천여 계좌만 연금으로 수령하였고 나머지는 일시금으로 인출하였다고 합니다. 연금으로 수령한 계좌의 적립금은 평균 2억원 정도이고 일시금으로 수령한 계좌의 적립금은 계좌당 1,600만원입니다.

​55세 은퇴 시점에서 퇴직연금 적립금이 평균 1,6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대부분의 가입자들이 직장을 옮길 때 수령하는 퇴직급여를 IRP에서 일시금으로 인출하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6.1년 입니다 (통계청).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직원의 평균근속연수는 11.9이라고 합니다. Working life를 약 25년으로 본다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평균 4번 전직합니다. 삼성전자 기준으로 본다면 2번 정도 되겠네요. ​


왜 직장을 옮기면서 퇴직금이나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인출할까요?​

현재 국민연금으로는 노후 생활비의 50%도 충당이 안되고, 우리나라의 출산율 및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서 국민연금 수령액은 감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퇴직연금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정책당국에서도 퇴직연금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55세까지 퇴직연금을 유지하고 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게 되면 퇴직소득세를 30% 감면해 주고 직장을 옮기더라도 퇴직연금을 IRP로 이관하여 계속하여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옮길 때 IRP에서 퇴직급여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블로그를 쓰기 시작한지 3개월 정도 되었는데, 지금까지 질문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직장을 옮기면서 퇴직연금이 이체된 IRP와 관련한 것 입니다. ​

퇴직연금사업자 (은행, 증권, 보험사) 직원들이 IRP로 계속 적립금을 운용할지 아니면 일시금으로 인출할지를 결정 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것입니다. 퇴직금은 인출하지 않고 모아 두고 싶은데, 상담 직원들은 IRP를 해지하고 대신에 다른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합니다. ​

국가적 차원에서 퇴직연금을 찾지 말고 연금으로 수령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IRP 계좌를 유치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데, 왜 상담직원들은 퇴직급여가 이체된 IRP계좌를 해지하라고 추천할까요?​


퇴직급여를 계속 IRP에 유지하는 것이 가입자들에게 좋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퇴직급여가 1억원 정도 되면 실효퇴직소득세율 (=퇴직소득세÷퇴직급여)이 약 5%정도 됩니다. 퇴직금이나 DB형 퇴직연금제도하에서 퇴직급여는 퇴사 직전 3개월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서 산출됩니다. DC형 퇴직연금의 경우 매년 급여총액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이 퇴직연금계좌에 쌓이게 됩니다.​

월급 300만원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사람이 매년 월급이 3% 인상(DC퇴직연금수익률도 3% 가정)된다고 가정하면 20년 후에 퇴직급여가 1억원 정도 되는데 10년 근속시에는 4~5천만원 내외가 됩니다 (임금상승률 3~5% 가정). ​

퇴직소득세를 산정하는 방법은 복잡하고 2020년부터는 개정된 퇴직소득세 산정 방법이 전면 시행되면서 퇴직소득세가 증가하게 되지만, 지금 퇴직하는 경우로 가정하여 퇴직급여가 2천만원 정도 되면 실효퇴직소득세율이 2%대, 5천만원은 3%대, 1억원은 약 5%정도로 추산합니다.​



직장을 옮길 때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인출하는 것과 IRP에 계속 유지하는 것의 장단점을 비교합니다.​


1)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인출하는 경우

직장을 퇴사하는 경우 퇴직연금은 의무적으로 가입자의 IRP계좌로 입금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가입자가 IRP계좌에서 일시금으로 인출하는 경우 퇴사한 직장에서 계산된 퇴직소득세를 납부하게 됩니다. 이 경우 실효퇴직소득세율은 앞에서 언급하였다시피 퇴직급여가 2천만원대이면 2%, 5천만원이면 3%대, 1억원이면 5% 정도입니다.

2) 퇴직급여를 IRP계좌에서 계속 운용할 경우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인출하지 않고 IRP계좌에서 운용하여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는 경우 퇴직소득세율은 원래 세율의 70%가 적용됩니다. ​

납입 시점이 연기됨에 따른 시간가치효과를 무시하면 가입자들이 절감하는 퇴직소득세는 퇴직급여가 2천만원대이면 약 0.6% (=2%×30%), 5천만원대이면 0.9% (=3%×30%), 1억원이면 1.5% (=5%×30%)정도입니다.​

퇴직급여를 IRP에서 운용하게 되면 퇴직연금사업자는 적립금의 0.3~0.5%에 달하는 퇴직연금관리수수료를 IRP계좌에서 매년 말 인출해 갑니다. 관리수수료는 퇴직연금 사업자마다 다른데 증권사들이 0.30~0.35%, 은행들이 0.4(인터넷가입 및 1년 이상 유지시)~0.5%, 보험사도 은행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퇴직연금사업자별 수수료는 은행증권사 및 보험사별 IRP 관리수수료 (바로가기) 글을 읽어 보세요.)​

퇴직금이 5천만원 이하인 경우 2년만 지나면 사업자한테 지급한 수수료 금액이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할 때 감면되는 퇴직소득세만큼 됩니다.

퇴직연금사업자들은 최근 IRP 관리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관리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홍보하는데 이는 매년 1,800만원 이내에서 가입자가 자발적으로 부담금을 납입하는 자기부담금에만 적용되고 퇴직급여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


연금계좌는 DC형퇴직연금계좌, IRP(개인형퇴직연금)계좌, 연금저축계좌가 있습니다.​

DC형퇴직연금계좌는 사용자(기업)가 DC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는 경우 근로자 명의로 개설된 퇴직연금계좌를 말합니다.

​IRP계좌는 소득이 있는 모든 개인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개인형퇴직연금계좌를 말하는데 퇴직급여 (퇴직금 포함)액이 이체된 부분과 개입부담금 (개인이 연간 1,800만원 이내에서 자발적으로 납입한 금액)으로 구분됩니다. ​

연금저축계좌는 소득 유무에 상관없이 미성년자를 포함한 모든 개인이 가입할 수 있는 계좌입니다. 각 계좌별 특징이나 세액 공제는 다른 글에서 자세히 설명 드렸고 여기서는 수수료 관련 중심으로 비교합니다.​


연금계좌에서 퇴직연금사업자가 얻는 수수료 수입은 계좌관리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서 징수하는 관리수수료와 가입자가 연금계좌에서 투자하는 상품을 매입하였을 때 판매회사로서 징수하는 수수료가 있습니다.​

현 직장에서 가입한 DC형 퇴직연금 관리수수료는 가입자가 아닌 사용자(기업)가 부담합니다. 근로자가 퇴사하는 경우 DC형 퇴직급여는 IRP계좌로 이체되는데, 이 금액을 IRP내 퇴직급여 (또는 사용자 부담금)라고 합니다. 개인이 별도로 IRP에 납입하는 금액은 IRP내 개인부담금으로 분류되어 사업자들이 별도로 관리합니다.

​IRP내 퇴직급여금액과 개인부담금이 별도로 관리되는 이유는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때 부담하는 세금 종류가 상이하고 또한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징수하는 관리수수료가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

퇴직급여에 대해서는 퇴직소득세가 징수되고 개인부담금에 대해서는 연금소득세 (또는 기타소득세)가 징수되기 때문에 세무당국의 관점에서는 별도 관리할 논거가 있습니다. ​


퇴직연금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관점에서는 어떨까요?

IRP에 퇴직급여가 이체되고 동 IRP에 계속하여 자기부담금을 납입하는 경우 (개인적으로는 퇴직급여용 IRP와 자기부담금용 IRP를 별도로 개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개인들의 입장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적립금 총액을 기준으로 투자할 상품을 선정하여 투자하고 퇴직연금사업자도 개인들의 운용지시를 따라서 이를 실행하기만 하면 됩니다.​

IRP로 퇴직급여가 이체되면 자기부담금과 합해져서 동일하게 운용되고 관리됨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사업자들은 관리수수료를 차등하여 징수합니다. ​

아래 표에서 보듯이 개인부담금에 대해서는 IRP관리수수료가 증권회사는 무료이고 은행권은 적립금 총액의 연 0.22~0.30%를 징수합니다.

​IRP의 퇴직급여 부분에 대해서는 증권회사들은 연 0.30~0.35%, 은행권은 연 0.45~0.50%를 징수합니다. 개인부담금에 대한 관리수수료보다 0.23~0.35% 높게 징수합니다. ​

퇴직급여가 DC형퇴직연금계좌에서는 사업자들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는데, IRP계좌에 대해서는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거의 없습니다. 딱 하나가 있네요. 위험자산이 근퇴법에서 정한 70%를 초과하는지를 점검하고 대기성자금이 있는 경우 이를 알려 주는 서비스…





퇴직연금사업자가 IRP계좌가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홈페이지나 모바일로 제공하는데, 이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운용관리업자로서 제공하는 부분입니다. ​

일반펀드의 경우에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고객이 펀드에 가입하면 판매수수료를 받게 되는데 IRP가입자가 펀드를 가입하면 퇴직연금사업자는 판매수수료를 받습니다. 보통 퇴직연금펀드의 판매수수료는 연간 0.5%이하인데 일부 운용회사 펀드의 경우 연 0.88% 정도의 판매보수를 받습니다. ​

연금저축계좌는 IRP와 기능이나 세제혜택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계좌단에서 징수하는 관리수수료가 없고 상품의 판매수수료만 받습니다.

회사에서 퇴직하고 IRP로 납입된 퇴직급여에 대해서는 퇴직연금사업자의 관리수수료가 개인부담금 수준으로 인하되거나 연금저축계좌처럼 관리수수료를 면제하고 우수한 투자상품을 제공하여 가입자가 해당 상품에 투자할 때 받는 판매수수료를 수익원으로 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IRP계좌를 연금저축계좌로 이체하는 것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 55세인 IRP가입자가 계좌를 개설한지 5년 이 경과한 경우, 즉 연금수급자격을 충족하는 경우 연금저축계좌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연금저축계좌는 계좌관리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IRP 관리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

55세 이전에는 IRP계좌를 연금저축계좌로 이전할 수 없고 퇴직급여 꼬리표가 붙은 IRP적립금은 55세가 될 때까지 특별한 서비스도 제공 받지 못하면서 기존에 사용자가 납부하였던 관리수수료를 가입자가 납부하는 불합리한 점이 있습니다. ​

반면 퇴직연금사업자는 기업으로부터 퇴직연금을 유치하기만 하면 근로자가 퇴직하더라도 IRP에 퇴직급여가 남아 있기만 하면 관리수수료 계속 징수할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사업자들의 과점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관리수수료를 자발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입니다. ​

55세 이전이더라도 퇴직급여가 있는 IRP계좌는 연금저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든지 연금저축계좌도 IRP처럼 퇴직급여를 이체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여 가입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연금사업자들의 관리수수료 인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


IRP에서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인출하는 것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다음과 같이 권고하고 있습니다.​

퇴직급여를 IRP에서 계속 운용하게 되면 가입자들은 관리수수료로 인하여 퇴직소득세를 30% 절감하는 것보다 더 손해를 볼수 있기 때문에 현재 나이가 50세 이하이고 퇴직급여가 5천만원 이내라면 IRP 해지하고, 수령한 일시금을 다시 대형증권사의 IRP나 펀드슈퍼마켓의 연금저축에 예치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할 경우 1인당 연간 1,800만원까지 연금저축과 IRP에 납입할 수 있고, 이 중 700만원까지는 세액공제혜택을 받으면서 퇴직연금 관리수수료는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원래 IRP계좌를 유지하는 것보다 유리합니다.

수령한 퇴직급여가 1,800만원이 넘어 가는 경우 부부가 모두 IRP/연금저축을 개설해서 55세까지 유지한 후 꼭 노후자금으로 사용하십시요. 갑자기 급전이 필요한 경우 1,800만원 중 세액공제혜택을 받지 않은 금액은 수수료 없이 언제나 인출할 수 있습니다.

​IRP에는 300~400만원을 예치하고 나머지 금액은 연금저축에 가입하도록 추천하고 있습니다. 펀드 투자에 경험이 없는 가입자들은 IRP 가입액을 증가시키거나 ISA(개인저축계좌)를 선호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