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의무화를 둘러싼 오해




최근 또 하나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발표되었다.

이미 국회에 제출된 다른 개정안까지 고려한다면 근퇴법의 개정 방향은 크게 퇴직연금 의무화, 기금형퇴직연금제도 도입, 디폴트옵션제도 도입, 가입자교육의 강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퇴직연금 의무화가 갖는 의미를 설명하고 나머지는 다음 글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



​퇴직연금을 의무화한다는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 시각이 언론을 통해 표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편향된 시각이다. ​

막연히 가입이 의무화된 국민연금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투영하거나 최근 발표된 퇴직연금수익률이 1%대의 낮은 수익률을 달성한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기반하고 있다. DB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는 경우 퇴직연금의 수익률과 상관없이 근로자의 퇴직연금은 퇴직금과 동일한 금액이다.

퇴직연금제도의 의무화는 근로자 입장에서는 기업이 파산하여도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어서 퇴직금의 수급권이 강화되는 훌륭한 제도이다. 다만 퇴직연금을 매년 외부기관에 예치하여야 하기 때문에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

하지만 퇴직연금은 월급의 일부를 이연시켜 퇴직시에 지급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이를 부담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의 근퇴법에서는 기업이 퇴직금제도 또는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할 수 있고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기업은 퇴직금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의제하고 있다. 즉 기업은 퇴직금제도나 퇴직연금제도 중 선택하여 도입할 수 있다. 퇴직연금제도 도입은 선택적이라는 것이다.​​​



퇴직연금제도는 크게 DB형 퇴직연금제도와 DC형 퇴직연금제도가 있다. ​

퇴직 시 수령하는 금액은 DB형 퇴직연금제도와 퇴직금제도가 동일하다. 퇴직시점 기준 직전 3개월 동안의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하여 DB형 퇴직연금액이 산정되는데 이는 퇴직금 산정방법과 동일하다.​

차이점은 DB형 퇴직연금은 발생한 퇴직연금액이 금융기관에 별도로 예치되어 있는 반면 퇴직금은 기업이 내부적으로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외환위기처럼 기업이 파산하는 경우 퇴직금은 기업의 파산과 함께 근로자들이 수령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지만 퇴직연금의 경우에는 기업의 파산과 관계없이 수령할 수 있다는 점이다(임금채권보장법에 수령하는 3개월 임금 별도).​

퇴직연금을 의무화한다는 것은 퇴직금제도가 폐지되고 퇴직연금제도가 전면 도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퇴직금제도가 의무화되어 있다. 퇴직금이 의무화 되었더라도 기업이 퇴직금을 외부금융기관에 예치하지 않는 이상 기업의 파산시 근로자들이 퇴직금을 수령하지 못한다. ​

따라서 퇴직연금이 의무화되면 기업에는 부담이지만 퇴직금의 수급권이 강화되어 근로자에게는 유리하게 된다. 특히 DB형 퇴직연금제도는 기존의 퇴직금제도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할 때 기업이 근로자대표와 합의하여 DB형 퇴직연금제도나 DC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할 수 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DB형 퇴직연금제도는 기존의 퇴직금제도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

DC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는 경우 기업은 연간 임금총액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년 근로자의 퇴직연금계좌에 입금하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제도이다. 기존의 퇴직금제도에서 매년 퇴직금을 정산하는 것과 수령하는 금액이 동일하다.​

DC형 퇴직연금을 자신의 임금상승률 이상으로 투자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 근로자는 DC형 퇴직연금제도를 채택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과거 운용성과를 보면 투자수익률이 임금상승률보다 저조하였다.​​



DB형퇴직연금제도를 채택하면 기존의 퇴직금과 동일한 금액을 퇴직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금융기관 외부에 예치되기 때문에 수급권도 강화된다.

DB형 퇴직연금제도에서 기업은 퇴직연금을 금융기관(자산관리기관)에 예치하여 기업이 직접 운용한다. 운용성과에 상관없이 DB형 퇴직연금제도에서 근로자가 퇴사시 지급하는 퇴직연금은 퇴직금과 동일한 금액이다.

DB형퇴직연금액은 퇴사시점 3개월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하여 산정하기 때문에 근로자에게 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자신의 근속기간 중 임금상승률과 같다. ​

기업이 운용하는 DB형 퇴직연금이 근로자의 임금상승률보다 높지 않을 때 기업이 이 부족액을 보전할 의무가 있다. 반면 DB형 퇴직연금수익률이 근로자의 임금상승률보다 높다면 이는 기업의 퇴직연금 부담금액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기업에게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