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원리금보장상품: 원리금보장ELB



최근 들어 원리금보장상품 금리가 낮아졌다. 1월 기준으로 대형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1.6~1.7%이고 그 동안 인기를 끌었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2.0~2.2%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증권회사가 발행하는 원리금보장 ELB가 2.3%(1년 만기)로 그나마 나은 수준이다.​

증권회사의 원리금보장 ELB가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신용도가 우수한 증권회사가 발행하는 ELB에 투자하는 것도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2018년말 현재 퇴직연금에서 투자하고 있는 원리금보장 ELB는 2년전보다 60% 증가한 16.4조원으로 급증하였다. 같은 기간 동안 퇴직연금적립금이 26% 증가하였고 퇴직연금에서 투자한 원리금보장상품이 23% 증가한 것에 비하여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원리금보장 ELB의 대부분은 기업이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하는 DB형 퇴직연금에서 투자하고 있다.



퇴직연금에서 원리금보장 ELB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금리가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고 보험사의 이율보증형상품이나 저축은행의 정기예금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퇴직연금사업자인 증권회사 중심으로 판매하였지만 최근에는 은행 및 보험회사의 퇴직연금 고객에게도 많이 판매되고 있다. ​

ELB란 Equity-Linked-Bond의 약칭이다.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Bond)인데 이자율이 주가와 연동되어(Equity-Linked) 결정되도록 파생상품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주가연계파생결합채권으로 불린다.

​원리금보장 ELB는 증권회사가 발행하는데 일정 수준의 금리를 보장하는 원리금보장상품중의 하나로서 퇴직연금 고객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근퇴법에서 허용하고 있다. ​

원리금보장 ELB의 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아 보기 위하여 최근 A증권회사가 발행한 ELB를가지고 설명해 보자. ​

이 ELB는 삼성전자 주가가 1년 후에 초기수준 대비 150% 이상 상승하는 경우 연2.351%의 금리를 지급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연 2.35%를 지급하는데 그래프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ELB에서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삼성전자 주식을 기초자산이라고 한다.



이 ELB는 만기평가일의 삼성전자 주가 수준과 상관없이 최소한 연 2.35%의 이자를 지급한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1년 동안 150% 이상 상승할 경우 추가적으로 연 0.001%의 이자를 덤으로 받는다. ​

1년 후에 주가가 150% 이상 상승할 가능성도 매우 낮지만 설사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추가로 받는 이자를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한 이유는 주가와 상관없이 타업권의 원리금보장상품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금리를 지급해야 하고 기초자산의 가격변동과 연동되어야 하는 ELB 정의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

퇴직연금사업자들은 이 ELB를 A증권회사가 발행하고 연2.35%의 금리를 보장하는 1년 만기 원리금보장 ELB로 공시하여 퇴직연금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다른 증권회사가 발행하는 원리금보장 ELB도 비슷한 구조를 취한다.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회사의 상장주식이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사용하여 보장금리를 지급하되 기초자산의 가격이 2배, 5배 등 특정 수준 이상 상승할 경우 연 0.001%를 추가로 지급한다. 증권사들은 거의 동일한 수준의 금리를 지급하는 원리금보장 ELB를 발행하는데 2019년 12월의 보장금리는 연 2.35%이다.​​



원리금보장 ELB에 투자할 때는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

첫째, 원리금보장 ELB는 퇴직연금사업자가 아닌 ELB를 발행하는 증권회사의 신용도를 평가한 후 투자하여야 한다. ELB 발행 증권회사가 파산하면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 전체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원리금보장 ELB를 발행할 수 있는 증권사는 신용평가등급이 BBB+이상이고 자기자본비율이 감독당국의 법정 비율보다 높은 증권사로 제한된다. 신용평가등급은 AAA가 가장 높은 등급이고 AA, A, BBB 순으로 낮아지는데 현재 원리금보장 ELB를 발행하는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은 AA+~A+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과 같이 예상치 못한 대형 충격이 발생한다면 신용등급이 우수한 증권사도 파산할 수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높을뿐만 아니라 주주(모기업)가 튼튼한 증권회사의 ELB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 ​

둘째, 원리금보장 ELB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중도해지할 경우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만기에 상환 받는 것을 전제로 투자하여야 한다. 원리금보장 ELB를 발행한 증권회사는 만기일에 약속한 원리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발행 금액의 대부분을 ELB와 동일한 만기의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고객이 ELB의 중도상환을 요청하면 증권회사는 보유한 채권 및 파생상품을 중도에 매각하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중도상환을 요청한 고객이 부담하게 된다. ​

셋째, 발행회사인 증권회사가 ELB를 조기상환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ELB는 상장주식이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사용하는데 ELB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주식이 상장폐지되거나 주가지수가 폐지되는 경우 발행회사는 투자자들에게 ELB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이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고객이 부담한다. 증권회사들은 이러한 조기상환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삼성전자나 KOSPI200지수 등 폐지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기초자산을 사용하여 ELB를 발행한다.​​



원금보장 ELB​

최근 미래에셋대우증권이 퇴직연금 고객을 대상으로 “정해진구간 ELB”를 발행하는 등 원리금보장 형태로만 제공되는 ELB의 구조가 다양화되고 있다. “정해진구간 ELB”의 만기는 3년, 원금은 보장하고 이자는 KOSPI200지수의 월간변동률과 연계되어 있다. ​

“정해진 구간”으로 불리는 월간변동률구간은 -5%~+5%로 설정되었다. 매월 평가일에 KOSPI200지수가 전월 평가일 대비 “정해진 구간”이내에서 변동하면 0.30%의 이자가 발생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즉 KOSPI200지수가 5%를 초과하여 하락하거나 상승하는 경우 이자는 제로이다. ​

따라서 3년 투자 후 만기일에 받을 수 있는 최대 이자율은 10.8%(=0.3%*36)로서 매월 KOSPI200지수가 “정해진 구간”이내에서만 변동하는 경우 받을 수 있다. 반면 최저 이자율은 0%이다. ​

“정해진구간 ELB”는 원금만 보장하기 때문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원리금보장상품이 아닌 최대손실률 40%이하인 파생결합증권으로 분류되어 퇴직연금 고객들은 적립금의 7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원리금보장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미래에셋대우를 퇴직연금사업자로 지정한 퇴직연금고객도 투자가 가능하다 1. ​

“정해진구간 ELB”는 미래에셋대우가 배타적 사용권을 취득했기 때문에 내년 3월까지는 다른 증권회사는 발행할 수 없다. 퇴직연금고객의 투자가 지속될 경우 내년 4월 이후에는 많은 증권회사들이 비슷한 구조의 ELB를 발행하면서 만기와 기초자산이 다른 다양한 ELB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ELB에 투자하고자 하는 퇴직연금고객들은 위에서 언급한 원리금보장 ELB 투자시 주의할 점과 더불어 기초자산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높은 이자수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ELB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

​“정해진 구간 ELB”에 투자하고자 할 경우 해당 상품에 대한 투자설명서를 요청하여 상품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설명서를 요약한 판촉물을 가지고 창구직원들이 설명하더라도 투자설명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불완전판매에 의한 손해배상의 기준이 되는 서류가 투자설명서이기 때문에 증권회사들은 투자제안서에 투자위험을 정확히 고지하기 때문이다. ​

투자설명서에는 과거 일정 기간 동안의 기초자산의 가격을 사용하여 ELB의 이자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를 분석하는 모의실험(백테스트) 결과도 있다. 하지만 백테스트 결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너무 과신하지 않는 것이 좋다. ​

백테스트는 분석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데 백테스트 기간은 ELB를 발행하는 증권회사가 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가가 미래에 과거보다 더 큰 폭으로 변동할 가능성도 항상 존재한다. ​

개별 종목보다는 주가지수가 변동성이 낮고 신흥시장주가보다는 선진시장주가 변동성이 더 낮은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정해진 구간 ELB”는 피하는 것이 좋다. 백테스트기간도 투자설명서에서 정해진 것보다 더 길게 하거나 주가가 급등락한 기간이 포함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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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퇴직연금사업자인 은행과 증권사는 자사의 원리금보장상품을 퇴직연금고객에게 제공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