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월급의 7%를 개인연금계좌(IRP, 연금저축펀드)에서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이 번 글에서는 월급의 7%를 개인연금계좌에서 투자할 때의 투자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적립식 투자는 투자 기간 중의 평균수익률이 동일해도 최종 수익률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를 수익률순서위험이라고 하는데 이를 통제하기 위해서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도 설명합니다.

10월호에서는 우리나라 평균 직장인이 적정 노후 생활을 보내기 위한 목표소득대체율은 64%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에 더하여 월급의 7%를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된다는 논거를 설명한 바 있다. 이번 호에서는 절세효과가 가장 좋은 개인연금계좌(IRP, 연금저축펀드)를 활용하여 월급의 7%를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적립식투자수익률기간별수익률순서따라달라져


대부분의 사람은 직장에 다니면서 정기적으로 저축과 투자를 통해서 목돈을 마련한다. 노후자금도 마찬가지이다. 은퇴 후에도 40년 동안 노후 생활을 해야 하는 100세 시대에는 필요한 노후자금도 증가하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투자를 시작해야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매수단가 평균효과(dollar cost-averaging)로 인하여 일시금 투자보다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주가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기 때문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매수단가가 낮아져서 주가 상승 시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적립식으로 투자할 때 주식시장의 평균 수익률은 같더라도 수익률 발생 순서에 따라 계좌의 수익률이 달라지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간단한 예로, 올해 초와 내년 초에 각각 100원씩 투자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올해 주가가 10% 하락하고 내년에 20% 상승한다면 1년 후 잔액은 100원에서 10% 손실을 차감한 90원, 여기에 새로 입금한 100원을 더한 190원을 2년째 초에 투자하여 20% 수익을 내면 2년 후에는 228원이 되어 28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반대로 올해 20% 상승하고 내년에 10% 하락한다면 어떨까? 1년 후 120원, 2년 후 198원으로 2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일시금으로 1년 초에 200원을 투자하면 수익률 순서에 상관없이 2년 후에는 216원이 된다.

투자기간끝에증가하는수익률순서위험헤지


적립식으로 투자할 때 평균수익률이 같아도 주가가 상승한 후에 하락하는 것이 하락한 후에 상승하는 것보다 성과가 저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평균 수익률이 같더라도 기간별로 발생하는 수익률의 순서가 달라지면 적립식 투자 수익률도 달라지는데 이를 수익률순서위험(sequence-of-returns risk)라고 한다. 적립식으로 투자할 때 투자 기간 말에 접근할수록 수익률순서위험은 증가한다. 투자금 대부분이 IRP 계좌에 적립되어 있어서 주가가 급락할 때 잔액은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하지만 추가로 납입할 금액이 많지 않아 매수단가 평균효과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 기간이 종료됨과 동시에 대부분의 인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따라서 적립식으로 투자할 때에는 손실위험뿐만 아니라 수익률순서위험도 반영하여 투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익률순서위험을 통제하는 방법은 투자 기간 종료가 가까워지면 주식 비중을 낮추는 것이다.

28세부터투자한다면월급의 7% · 주식비중은 20년간 80%


28세부터 30년 동안 적립식으로 투자할 때 월급의 몇 퍼센트를 매월 납입하고 주식 비중은 어떻게 조정하는 것이 목표소득대체율 64%를 달성할 수 있는지 10만 번의 최적화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다. 적립식으로 투자해야 하는 돈은 월급의 7%, 주식 비중은 첫 20년 동안은 80% 수준을 유지하고 그 이후 조금씩 감소시켜 투자 기간이 종료되는 32년 후에는 40%대 중반까지 감소시키는 것이 최적으로 도출되었다. 이 경우 99%의 확률로 최저 생계비를 마련할 수 있고 80%의 확률로 목표소득대체율을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DC형 퇴직연금계좌나 퇴직급여가 이체된 IRP 계좌가 있다면 이들도 동일한 방법으로 운용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물론, 이 결과는 과거 수익률을 기초로 시뮬레이션한 결과이기 때문에 미래 성과는 다를 수 있다.

이 분석을 위해서 IT 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 주가가 50% 폭락한 기간도 포함하는 과거 40년 동안의 미국 S&P 500 지수를 사용하였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예측 불가능한 충격이 발생하면 미국이나 한국 주가는 50% 정도 하락하였다. IRP 계좌에서 주식 비중을 법정 한도인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면 IRP 계좌 적립금은 전 고점 대비 35% 정도 감소하였을 것이다. 월급 증가율을 연 3%(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평균임금증가율)로 가정하면 30년 동안 월급의 7%를 적립식으로 투자할 경우 총 투자 금액의 50%가 납입되는 시점은 18년 후이다. 30년 동안 적립식으로 투자할 때 18년이 지난 시점에서 손실을 보았더라도 지금까지 납입한 금액만큼 추가적으로 납입할 수 있기 때문에 주가가 단기적으로 급락하더라도 가급적 원래의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경험상 2~3년 후에는 주가가 다시 회복하고 상승 추세를 보여 왔기 때문에 적립식으로 계속 투자하면 주가가 전고점만 회복하더라도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 기간 중간에 주가가 급락하여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하면 감정에 휘둘려 펀드를 모두 매도, 손실을 확정하는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강하게 나타나는 감정편향으로 인한 실수이다. 따라서 장기 적립식으로 투자하여 노후자금 등 목돈을 마련할 때에는 어떤 자산에 어느 정도 투자하는 것이 나에게 적정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우수한 투자 방법도 나한테 맞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경험이 많지 않아서 큰 폭의 평가손실을 감내하지 못하겠다면 처음부터 주식투자 비중을 낮춰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저축금액을 늘려서 목표소득대체율을 달성하거나 저축금액을 늘릴 수 없다면 마련하고자 하는 노후자금 규모를 줄여야 한다.

TDF, ETF, 기타펀드 등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할까


아래의 표는 2016년 이후 우리나라 퇴직연금가입자들의 주식형펀드별 투자 비중 추이를 나타낸다. 2016년에는 주식형펀드 중 국내주식형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하였지만, 2021년 6월 말에는 29%로 감소하였다. 반면 글로벌 증시에 분산 투자하는 글로벌주식형펀드 투자 비중이 39%로 증가하였다. 뒤를 이어 미국과 중국주식형펀드에 11%씩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타깃데이트펀드(TDF)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 출시된 대부분의 TDF는 주식 비중을 은퇴 30년 전 80% 내외에서 시작하여 은퇴 시점에 40% 수준(일부는 20% 수준)까지 감소시킨다. 미국에서 출시된 TDF들은 은퇴 40년 전 주식 비중을 90% 수준에서 시작하여 은퇴 시점에 40%까지 하락한다. 주식 비중이 시뮬레이션 결과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모양이 비슷한 글라이드패스이다. 적립식 투자 기간이 종료되어도 주식 비중을 40% 수준으로 유지하는 이유는 은퇴 기간 중 연금 형태로 분할 인출하고 잔액은 계속 투자하는 것을 가정하기 때문이다. 국내 세법도 10년 이상에 걸쳐 분할 인출해야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TDF의 주식 포트폴리오 벤치마크는 글로벌 증시에 분산 투자하는 MSC ACWI이다. MSCI ACWI는 미국 60%를 포함하여 선진국 주식 비중이 88%, 신흥국가의 비중은 한국 1.5%를 포함하여 12% 수준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속한 국가의 주식 비중을 벤치마크보다 높게 유지하는 홈 바이어스(home bias)를 반영하여 미국 TDF는 미국 주식 비중을, 한국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투자하는 TDF는 한국 비중을 더 높게 유지한다. 국내에 출시된 TDF들은 전체 주식형펀드의 15%까지 국내주식형펀드로 담고 있다.

20~30년 이상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하는 퇴직연금계좌에서는 단일 국가나 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는 국가나 테마의 주식형펀드 위주로 분산투자해야 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전 세계 증시 중 상위권의 수익률을 달성하였지만, 그 이전 10년 동안은 박스피라고 불릴 정도로 수익률이 저조하였다. 기본적으로 미국주식 60%를 포함하여 선진국 주식에 70% 수준, 국내주식 10%를 포함하여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가 주식에 30% 수준으로 기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자신의 선호와 역량에 따라 비중을 변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퇴직연금계좌의 주식투자 한도가 70%로 제한되어 있으므로 연금저축펀드계좌를 같이 활용하면 주식형펀드에 최대 80% 중반대까지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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